아이들 눈높이에서 자녀교육관을 정립해 주세요.

기사입력 2018.04.17 10:12 조회수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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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2011. 10. 25 (한겨레 베이비트리 아이교육, 그 새로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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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급변하는 디지털/정보화 시대에 사는 부모로서 자녀 양육과 교육을 위해 자신의 관점을 정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현재 영유아기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세대는 향후 30, 새로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될 자녀들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생동감 있게 예측하는 것 또한 참으로 어렵습니다.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고 어떤 확신을 가지고 자신 만만하게 선택했다고 자부했던 자녀교육의 방향이 훗날-아이들이 훌쩍 성장한 시점에서 허황된 것으로 비춰진다면, 때늦은 후회로 남을 뿐입니다. , 사람의 됨됨이는 쉽게 교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자녀교육의 방향 설정은 매우 신중한 사안입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풍토에서 아이들 성장에 맞는 올바른 자녀 교육관 정립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더욱이 텔레비전이나 방송에서, 또는 어느 신문 등에서 어느 교수, 의사, 교육학자가 좋다고 제안하는 교육방법들은 그들의 관점에서 저마다 다양합니다. 더욱이 초보부모는 사교육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추천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기 쉽습니다. 예컨대 영유아의 발달에 따라 인지능력을 계발한다는 프로그램을 주변에서 강력하게 추천받을 때, 엄마들은 흔들리기 쉽습니다.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려면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취사선택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점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교육의 근본 가치를 새롭게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이미 유아기부터 인지능력의 발달을 중시하고, 취학 후에도 자녀의 지적 교육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교육은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한 사람이 탄생하여 평생 독립적으로 세상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뜻합니다. 따라서 교육은 맨 먼저 가정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부모는 아이의 신체적 발달을 위해 보살펴 주고, 나아가 자녀의 내적 성장을 동반하는 자세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진정한 자녀교육입니다

  

가정에서와 마찬가지로 학교 교육 역시 지적 학습에 치우쳐있습니다. 장래에 아이들의 활동 무대는 지적 능력뿐 아니라, 분명 다른 능력들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자녀를 미래의 세계시민으로 성장시키려면, 우리 사회의 편협한 교육의 틀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자유로운 사고 속에서 풍부한 상상력, 창의성, 그리고 상생의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아이들의 활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는 내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넒은 의미의 교육자로서 부모가 아이의 외적-내적 발달 단계, 즉 영/유아기부터 아동기, 사춘기-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특성들을 핵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미래 지향적 자녀교육관의 해답을 얻은 셈입니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어린 아이의 의식이 빨리 깨이기를 은연중 바랍니다. 이것은 오히려 움직임의 발달 능력을 후퇴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영유아기 자녀에게 인지 능력의 계발에 치중하거나, 유아용 학습지 등을 통하여 지적 자극을 너무 일찍, 강하게 주는 것은 아이의 두뇌 발달에 오히려 해를 가져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활발하게 몸을 움직이며, 자유로운 놀이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놀이 과정에서 창조적인 활동을 하면서 유아의 창의성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Q. 아이들에게 놀이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저희 딸아이는 만3세인데 인형놀이만 좋아합니다. 아이 성장에 도움이 되는 놀이로 어떤 것들이 더 있을까요

A. 아이의 발달단계에 따라 놀이의 형태와 특성도 달라집니다. 자녀가 현재 즐겨하는 놀이가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매일 인형놀이를 하여도 아이는 상상 속에서 매일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것입니다.

  

3-5세 시기는 가장 상상력이 풍부한 시기입니다.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하더라도 자신의 판타지 안에서 놀이 세계를 새롭게 만들어 갑니다 

그런데 요즘 전래놀이가 좋다고 하여, 아이 발달에 맞지 않는 놀이를 제공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예를 들어 보육현장에서 3-4세 아이들에게 동그란 원을 만들게 하고, 어른이 이끌어주는 것은 이 연령에 맞지 않습니다 

또한 놀이의 상상력은 외부의 자극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 스스로 놀이 상황에 몰입할 때, 상상의 세계에 푹 빠져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이를 테면 어른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아이와 놀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아이가 원할 때 놀아주는 것은 어린 자녀와 관계맺음을 위하여 좋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어느 때는 아이 혼자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어른 입장에서 놀아주려고 시도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아이의 자유로운 놀이시간을 빼앗는 일입니다. 아이가 혼자서 잘 놀고 있으면, 어른은 어른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정희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귀국, 이때부터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창의력, 상상력, 자질 발현을 중요시 여기는 교육학자. 사회변화는 교육문화의 개선에서 시작된다는 확신으로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교육 서적을 번역하고 강의하다가, 뒤늦게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에서 슈타이너 인지학과 발도르프 교육학을 전공했다. 2000년부터 (사)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를 이끌며 번역서 <아이들은 머리로 배우나>,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발도르프 유아교육>, <발도르프 학교교육>, 저서 <발도르프 육아예술>이 있다.
[장주현 기자 anthroposoph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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