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발도르프 교육

Waldorf education as preparation for successful cr
기사입력 2022.02.13 06:14 조회수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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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IASWECE 2021년 9월 Newletter에서 발췌하였으며, 원 기사는 괴테아눔 Newsletter에 "Waldorf education as preparation for successful crisis management"라는 제목으로 게제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되어온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발도르프 교육이 어떻게 삶의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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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 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는 교육자들은 3-6세 사이 아이들의 자유놀이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환경은 때로는 차분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수동적이어서 창조적인 놀이를 하도록 격려하기도 하고 때로는 커다란 긴장감과 공격성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교육자로서 나는, 종종 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는지 이유를 알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잘못한 아이를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번개가 치는 것에 대해 화를 내는 것만큼이나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분위기를 잘 감지하고, 아이들의 어조를 잘 듣고, 비언어적 수단 - 음악, 조명, 공간 디자인, 움직임 등-을 통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조화롭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vid-19 위기가 다른 나라, 다른 사회계층의 각 지도자들에 의해 관리되었고, 비슷한 방식으로 우리는 대규모 기상 이변 상황 또한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생겨난 엄청난 긴장감은 때때로 가족, 학교, 기관 등 특정 전문 그룹 내의 관계 안에서 폭풍처럼 분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대기 현상 중 몇 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사람들로 하여금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함으로써 민감한 행동을 부추깁니다.

* 위험한 상황의 개별적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전체적인 맥락을 잃게 만듭니다.

* 다른 생각, 다른 느낌을 가진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거나 포용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 상황에 대하여 하나의 이론, 하나의 분석, 하나의 해석만을 허용하려고 합니다.

* 다른 모든 것들을 배척하고 하나의 윤리적-도덕적인 가치만을 설정합니다.

*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엄격한 계층 구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서만 관찰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와 개별적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위기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 단체나 개인이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육자들은 아이들의 자유놀이 안에서 반복적인 충돌이 발생하거나, 학교 안에서 관계의 긴장감이 발생할 때 일반적으로 어느 한 쪽에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매일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적인 개입이나 훈계는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관계의 손상이나 상황의 악화를 제한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스위스의 의사 Michael Esfeld가 코로나 상황에서의 정부의 조치에 대해 언급한 내용에 빗대어 볼 수 있습니다. “우연한 상황에서 형성된 트렌드와 같은 것이며, 이는 점점 더 많은 사회적 활동가들을 그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을 계속해서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며, 이는 발도르프 교사가 반복해서 훈련하여 세 가지 단계의 리듬을 잘 유지하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먼저, 발도르프 교사들은 현상에 대하여 가능한 한 정확한 상(그림)을 가지려고 하며, “트렌드를 인식”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다음 단계에서, 비록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현상에 대해 분노하고 두려워하고 지배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더라도 유치원과 학교 안에서는 이러한 자신의 성향을 내려놓고, 열정과 따스함으로 아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들의 교육적 이상을 놓치지 않으려 애씁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 교사들은 일정 거리를 두고 상황을 명상하듯 조망하며 교육예술가로서 움직임, 표정, 노래, 이야기, 게임 활동 등을 생각해 내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노력들로 하여금 그 다음날에는 아이들 간의 분위기와 갈등 상황이 상당히 재조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발도르프 교육자로부터 위기 관리에 대해 배울 것이 많습니다. 더불어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발도르프 교육의 주요 특징 중 몇 가지 요소들을 보면 이런 것들이 심리-사회적으로 염증처럼 번지고 있는 문명 위기의 부작용들에 대해 장기적이고, 예방 적인 조치를 하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하나의 위기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이 위기 상황 속에 처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설명될 수 있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해 봅시다:

 

1.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시절에 이르기까지,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나 성과에 대한 보상욕구 보다는 개인적 흥미와 교육자와의 관계가 배움에 대한 원동력이 됩니다. 유치원에서의 자유놀이 시간 동안, 자기 주도적인 놀이 안에서, 사랑하는 선생님의 설명을 깊이 경청하는 순간들을 통해서 배움에 대한 원동력은 훈련 되어집니다. 그리고 이 힘은 자신의 존재와 삶과 연관된 주제에 대한 흥미와 함께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을 거쳐 더욱 강력하게 자리 잡게 됩니다. 만일 세상의 모든 교육 기관에서 “아동 발달과 학교에서의 배움이..아동과 교사, 주변 공간 및 세계에 대한 인식의 신뢰 관계 안에서 발전한다”면,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지금처럼 모든 시민이 합리적이고 의미있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사회적 조치가 필요할까요?

 

2. 유치원에서는, 폭 넓은 맥락 속에서, 삶과의 연결 속에서 문화적인 기술들이 이미 훈련되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휘 및 문법 구문의 향상은 이야기, 인형극, 자유놀이 중 의사 소통 안에서 언어의 집중적인 사용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놀잇감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동일한 개별 부품을 결합하여 전체를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전체성(밀납, 찰흙, 반죽, 양모솜 등)으로부터 시작하는 것들을 선호합니다. 학교에는 세세하게 구분된 시간표가 없고, 오랜 시간을 들여 폭 넓은 주제들이 서로 더 깊이 연결되며, 수학과 수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차차 분화되는 하나의 단일성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전체에서부터 부분으로 이동”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부분적인 문제의 이면에 있는 복잡한 사회적, 생태학적 상호관계를 놓치게 될까요?

 

3. 공감과 관용의 중요성은 말 뿐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경험되고 실천되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신체 감각으로부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늘 갖게 됩니다. (촉각은 지나치게 강하거나 지나치게 약한 인상, 개방성과 한계, 공감과 반감 사이에서 건강한 중간 지점을 찾을 수 있게 합니다. 이것은 위협받지 않은 자신감에서 나오는 공감적 관심을 위한 준비작업입니다). 아이들은 자유놀이 안에서 매일매일 협조와 타협을 연습하고, 기쁨과 성취감 그리고 누군가의 따돌림과 수줍음에 따른 고통 등을 경험합니다. 여러 해 동안 학교에서는 안정적인 교실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교사는 음악과 드라마에 중점을 두면서 사회적 기술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경청하고 서로에게 주의를 기울이며, 파괴적이거나 놀라운 상황 까지도 잘 훈련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회적 기술과 경청하려는 의지가 물리적으로나 예술적으로도 이러한 방식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해도, 우리는 여전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며 그들을 배제하려고 할까요?

 

4.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여러 해 동안, 자연을 주로 눈으로 보고, 냄새 맡고, 맛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으로 경험하면서 다양한 이론들을 만들어 냅니다. 태양이 지쳐서 잠들었기 때문에 날이 어두워진다고 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산 뒤에 앉아 끈으로 태양을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인지적 이해가 체계적인 학습에 의해서만 발전되어야 한다면, 이는 현상에 대한 상세한 분석에 의해 이루어질 뿐 결코 가슴으로 배우는 개념이 될 수는 없습니다. 상급 학교의 교사는 또한 청소년들이 용어와 정의를 스스로 찾아내는 현상학적 지식의 틀을 만들어주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것, 이전에 알려져 있지 않은 어떤 것들을 마주했을 때 항상 이런 식으로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부터 출발한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의 과학적 설명만을 주장하는 독단주의에 기여할 뿐이지 않을까요?

 

5. 14세 이전의 아동은 도덕적 윤리적 가치 체계에 직면하는 경험을 하지 않으며, 지식적으로 그 원리를 학습하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와 신화적-종교적 서사를 통해 그 안에 묘사된 선(good)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동화와 히브리, 게르만, 인도, 이집트, 그리스 등 여러 신화에 나오는 묘사들, 이슬람과 기독교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은 신성한 세계에 대한 헌신과 사랑, 선에 대한 헌신이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가중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들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독립심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역할 모델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렇게 스스로 도덕적, 윤리적 힘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이미 배웠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 또는 정치 권위자들이 절대적이라고 선언한 가치들을 고수하려고 할까요?

 

6. 요람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자유놀이, 고등학교에서의 예술작업, 운동 또는 과학 프로젝트를 통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협력과 즉흥연주가 때로는 어려운 단계를 거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성공적인 협동작업 안에서 모두가 자신의 개인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교사는 자신의 작업을 조직화하는 데 있어 성공적인 협력의 역할 모델이 됩니다. 학교가 운영되는 방식에 있어 개인에게 결정권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든 개인이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강한 팀 정신(team spirit)이 존재합니다. 만약 우리가 (학교 안에서) “의미 있는 비계층적 형태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리고 (개인적 또는 제도적 권력 대신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다함께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위기 상황에서 가장 좋은 대처가 아닐까요?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협력적 리더쉽의 형태 안에서 본능적으로 더 큰 지성과 역동성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 상황 속에서 그리고 앞으로 또 닥쳐올 위기 상황을 통해 우리가 더 자신감 있게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면, 우리는 더 많이 배워야 하고 더 많이 발전시키고 변화시켜야 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발도르프 학교와 유치원 안에서 이것을 재발견하고 더욱 창의적으로 구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며, 조금 다른 직관과 맥락 안에서 점점 더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게 합니다.

 

 

-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in the Goetheanum Newsletter.


 

[산비탈리아 기자 ithankforal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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