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 수업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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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 수업 방법론
“[…] 지리 과목의 수업 목표는 무엇인가요? 담임교사로서 우리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목표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 내려온 아이들이 만 7-14세의 발달 시기에 겪는 2차 성장 시기를 슈타이너는 사춘기라고 칭하지 않고 “지구인으로서 성숙되는 시기”라고 표현했습니다. 교사의 책임은 지상의 성숙 시기에 학생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동반하는 일입니다. 지구의 성숙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사람이 지상에 정말 도착했음을 말하나요? 지구상에서 나는 무엇인가를 잘 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아이는 어떤 상태로 태어나지만, 이 시기에 비로소 사람과 공간 사이에 단단한 관계 맺음을 이루어냅니다. 지상은 자신이 서있는 토대입니다. 만 7세부터 사춘기까지 아이는 땅 위에 정말 건강하게 자신을 단단하게 세울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이 시기는 사람의 영혼적인 부분이 자신을 땅 위에 직접적이고 단단하게 연결한다는 맺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지상에 내려와서 이 땅과 단단하게 관계를 맺고 서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과 다릅니다. 땅 위에 굳게 서는 것은 확신을 가지고 있음을 말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리 과목은 아동 발달에 큰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발도르프 교육학에서는 지리학을 그저 보수적인 학문으로 치부하지 않고, 본래 지리학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의미를 깊게 새기게 됩니다.
<중략>
저는 대학에서 지리학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했습니다. 한번은 미국 여행을 가는데 비행기 안에서 옆 사람이 미국에 가서 뭘 하려는지 저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지리학을 전공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미국에 대해서 알려주겠다며 미국의 지리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등등을 상세하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은 지리학이 아닌데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부분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당연히 지리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그 부분을 안다는 것이 지리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리학의 범위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내가 한 공간을 잘 둘러보고는 그곳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 말고도 인접한 나라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서 내 이웃, 나아가 다른 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형제애 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지리학에는 아주 잘 나타납니다. 다시 말해 내가 박애 정신의 차원에서 세상과 연결됨을 지리학을 통해 알게 되면, 이 과목은 아이들을 도덕적인 것과 잘 연결시켜 내적 작용을 일으킵니다. 이제 우리는 두 가지 관점에서 지리학이 지닌 중요한 가치들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지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영혼적, 정신적인 것이 이 지상에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합니다. 두 번째는 형제애로 이웃에 대한 긴밀한 관점을 깊게 발달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과목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구체적으로 지리 수업 내용을 이렇게 다루지 못할까요? 지구는 부분이 아니라 전체입니다. 지구는 사실상 전체가 통일체를 이루어야 하므로 부분들이 서로 연결된 상태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리 과목에서 우리는 대상을 하나씩 나눠서 바라보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리학의 가치는 폄하되어 한쪽으로 흘러갑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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