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오이리트미 예비 학기를 마치고

기사입력 2018.09.17 15:15 조회수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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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에서도 오이리트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오이리트메움 서울이 한국 루돌프 슈타이너 인지학 연구센터 내에 생겨났다. 그해 처음으로 교사 양성과정을 위한 예비학기가 열렸고 2017년 겨울에 1기 과정이 개설되었다. 지금까지 오이리트미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대부분 독일로 유학을 가야 했으나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게 되었다. 오이리트미 교육을 받고 싶지만 여건이 마땅치 않아 외국으로 갈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1기에 지원하여 현재 16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독일 오이리트메움 슈투트가르트와 슈투트가르트 자유대학과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이 과정에는 미하일 레버 , 하이오 데커, 한미경, 임동원 선생님이 교수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5년간의 교육을 마친 뒤에는 오이리트미 교사로 일할 수 있다. 오이리트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와 음악을 동작을 통해 눈에 보이도록 표현하는 예술이다. 오이리트미는 공연예술의 한 영역으로 서서히 발전하고 있으며 교육이나 치유 영역에서도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기여하고 있다.

 2년 만에 2기를 위한 예비학기가 2018727일부터 88일 사이에 9일간 열렸다. 모인 사람은 모두 7명이었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낯선 사람들의 모임이었지만 오이리트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뜨거웠다. 예비학기는 오이리트미 교사 과정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였지만 삶을 돌아보고 나를 세우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전망 없이 오이리트미를 좋아하기에 일단 예비학기를 시작하였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단단한 어떤 것이 모두의 내면에 형성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어 오이리트미 시간에는 3단계 걸음을 시작으로 다양한 걸음을 연습하였고 땅과 물, 공기, 불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움직임으로 나타내보았다. 앞과 뒤, 왼쪽과 오른쪽, 위와 아래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방향과 주위의 사람들을 느끼고 함께 호흡하면서 움직이는 활동들이 이어졌다. 조화로운 8자를 모두 함께 그려나갈 때는 마치 우주의 조화 속에서 떠다니는 행성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언어의 본질적인 성격을 다루는 모음과 자음의 형태를 배우고, 다양한 시에 맞춰 오이리트미를 하였다. 구리봉 연습은 우리 몸을 더욱 꼿꼿하게 세워 주었고 작은 동작에도 용기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게 해 주었다.

 오후에 우리나라 오이리트미스트들과 함께 한 음악 오이리트미는 감동적인 느낌을 전해 주었다. 통역 없이 우리말로 전해 듣는 설명은 더욱 생생한 느낌과 이해를 불러일으켰다. 리듬, 박자, 멜로디, 단조와 장조에 대한 기본 연습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를 음악에 맞춰 표현하였다. 바흐, 쇼팽, 슈만, 헨델, 모차르트, 하이든, 코렐리 등 유명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으며 움직일 때 내가 음악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몸으로는 움직여지지 않아 우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언젠가 내가 음악이 되는 날을 꿈꿀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였다. 특히 오랜 시간 연습했던 쇼팽의 <장송곡>은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과 절망적인 순간들을 회상하며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또한 죽음의 순간을 상상하고 그 의미를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비학기가 끝나면서 벌써 가을에 열리는 특강을 기다리며 연습 일정도 잡아놓았다. 무더운 여름날, 오이리트미를 하며 흘렸던 땀과 웃음을 기억한다. 절대로 되지 않을 것 같던 동작도 계속되는 연습에 저절로 되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선생님들의 칭찬 한 마디에 날아갈 듯 기뻐했던 시간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그 자리에 모였던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던, 커다란 하나를 위하여 나를 버리고 뛰어들었던 그 순간의 느낌이었다. 이제 겨울에 2기가 시작된다. 더 많은 땀이 요구되겠지만 우리는 웃으며 힘차게 그 길로 들어설 것이다.

김혜정

 

발도르프 학교에서 9년간 담임교사로 일했습니다.

오랜 꿈이었던 오이리트미 교사가 되기 위하여

올해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김윤슬 기자 anthropos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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