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오패디 연수를 받고 나서...

기사입력 2018.09.17 15:16 조회수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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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있는 혁신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으로 에포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침 리듬활동이 아이들을 깨우고 움직임 욕구를 해소해주며 아이들의 배움에 많은 도움이 됨을 실감한다. 한글과 숫자, 셈하기와 관련된 가벼운 노래들과 활동을 해나가면서 이 시간을 아이들이 좀 더 내면과 만나고 자연과 깊게 만날 수 있는 노래와 활동들로 채워졌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이런 고민을 나누며 주변 선생님들로부터 아우디오패디 연수를 전해 듣고 큰 매력을 느꼈다. 소리와의 깊은 만남, 음악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 등이 정말 궁금했다. 주말과 휴일, 학기말이라 몸은 지쳐 있고 중학년을 위한 활동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나의 내면을 채우고 내가 갖는 다양한 경험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지리라 믿으며 연수를 가게 되었다.

 나의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브라스 선생님의 안내로 하게 된 활동들은 소리를 내면으로 깊게 이끌어 줌을 느꼈다. 다양한 재질의 악기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공간을 채우는 경험, 노래와 연결된 악기와 몸의 움직임, 음악의 다양한 요소들을 가지고 아이들과 만날 때 이끌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 방법들... 피곤한 주말 이틀 동안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금방 지나갔다. 그림을 그릴 때와 다르게 소리를 만나는 시간은 나에게 많은 집중력을 요구했고 나의 감성을 채우면서도 소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더불어 함께 하는 사람들과 좋은 경험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의 자아가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도 이런 활동을 하게 되면 이런 과정으로 친구를 만날 수 있겠다 싶었다. 책으로 접했던 청각이 인지감각이라는 것, 소리를 들으려면 음을 지워나가야 함을 실감하는 시간들이었다. 나에게 이런 경험들이 있었던가!

 무엇보다 아름다운 회어라움 공간과 그곳에 있는 다양한 악기들을 만나는 것은 나의 시각을 넓히고 소진된 마음을 채우게 해주었다. 지금도 돌에서 울려나오는 아름다운 소리, 가늘고 하얀 쇠막대에서 울려나오는 구슬같은 소리들이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소재들을 이용해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악기(소리)들을 다양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또 그 동안 아이들과 나누었던 노래와 활동들을 좀 더 풍성하게 하는 길을 안내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자마자 집에 말려두었던 소라껍데기에 구멍을 뚫어 연결하고 방학 때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나무 판을 자르고 구멍을 냈다. 이제 개학이 되었으니 이 다양한 울림들을 아이들과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 머릿속이 분주하다. 행복한 고민이다.

 더불어 또 다른 고민도 생겼다. 아이들과 이런 활동을 나누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다양한 소리의 악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해외의 비싼 악기를 계속 주문해서 써야 할까, 아니면 돌이나 나무, 쇠를 다루는 업자를 찾아가서 함께 만들어야 하나....수도권 외곽에 거주하는 관계로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석재소, 목공소 등이 있지만 주로 건축자재와 관련된 작업이나 기존의 석상,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음을 맞추고 그것에 맞는 재질을 연마하는데 공을 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나 스스로 이런 곳을 찾아다닐 마음이 생기고 어디를 가든 소리와 관련된 물건들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는 내 모습이 새롭고 놀랍다.

 아우디오패디가 내가 그 동안 아이들과 해보지 않았던 활동이고 내가 충분히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브라스 선생님의 아이들이 길을 알려줄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용기를 내려 한다. 2학기에는 아침 시간의 우리 교실이 좀 더 아름다운 소리로, 다양한 소리로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김윤슬 기자 anthropos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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