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 대 맞으러 왔습니다”

기사입력 2018.09.17 15:22 조회수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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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교육예술가 95학기 편입

광명 우리숲어린이집 주나미

 

학부모로 발도르프교육을 알게 되어 교사로서 아이들을 만난 지 이제 2년차가 되었습니다. 이제 신생아 시기는 넘겼구나 스스로 대견해하며 더 자라고 싶어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인지학센터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선배교사 중 누구는 이 시간을 자기 공부를 위한 배움의 시간이라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정과 직장에서 쌓인 피로를 날리는 힐링의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참 대단한 분들이지요.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휴가를 반납하고 찜통더위의 열기에 이글거리는 도로를 지나와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걸 그렇게도 아름답게 표현하다니요. 저도 한 학기동안 아이들과 학부모들과 함께 하느라 쉼과 자람이 절실합니다. ‘주사 한 대 놔주세요~’ 힘을 내도록.

 마르셀 교수님의 강의는 슈타이너의 7주기론과 12감각에 대한 상이 그려지는 수업을 통해 모든 교육은 자기 교육이다.” 라는 말이 교사인 나 스스로를 교육 시킬 뿐만 아니라 몇 번의 육화를 거쳤을지 모를 존재인 아이도 스스로 교육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몇 번이나 책을 통해서 동료교사들과의 공부를 통해서 듣고 말하던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나의 마음에 확 와 닿다니 신기했습니다.

 크로머 교수님의 아름다운 손동작과 풍부한 표현이 함께한 구체적인 예로 생생하게 전달이 되었던 시간에는 아이를 알고 싶은 교사는 나를 알아야 하고, 나를 알기 위해서 인간을 알기 위해 인간학과 기질론을 접하며 나와 아이, 주위 사람을 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이 운동장 몇 바퀴는 뛴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이윤옥 선생님과의 음악시간을 통해 이 박자와 음이 정확한가를 신경쓰며, 고운 소리를 내는 것에 집중한 나의 노래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천상의 소리가 나를 통해서 울리며 아이들에게 판타지를 줄 수 있고, 공간과 계절을 느끼게 된다니. 제가 느낀 것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픈 맘에 어서 아이들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찼습니다.

 수공예 한은숙, 김윤희 선생님께서 차분하고도 꼼꼼히 진행해주시는 수공예시간은 빡빡한 이론일정의 쉼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여기가 어색하지 않나? 선생님께 다시 설명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사진을 찾아보며 확인하면서 나의 머릿속 계획과는 달리 손끝에서 완성되는 양모인형들을 보며 아쉽기도 했지만, 또 그렇게 나만의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웠습니다. 모두 똑같은 설명을 듣고 같은 재료로 만드는데도 각자 개성이 넘치는 강아지, , 할아버지가 완성되어 재미있었습니다.

 힌츠교수님께 동화와 인형극 시간에 외워서 들려주기, 인형극을 통해 보여주기는 내가 아이들에게 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주고, 어떤 이야기를 선정할 것인가. 어떻게 들려줄 것인가에 대해 경종을 울려준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시대가 판타지가 없는 아이들을 생산해 내는 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번 학기 공부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또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갖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부분의 어떤 말씀이 마르셀 교수님이 해주셨지, 크로머 교수님이 해주셨지, 힌츠 교수님이 해주셨지 잘 모르겠다 싶을 만큼 모든 이론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오전 강의에 이어 오후 강의에서 다뤄지고 감각론과 기질론을 넘나들며 이야기라는 교육실제에서 표현되는 살아 숨 쉬는 강의였습니다. 이러니 교육예술가 과정이라고 하는구나. 명쾌한 통역과 촘촘히 배려해주시는 운영진의 노력이 있었기에 온전히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주사 한 대 맞았으니 힘을 내서 2학기에도 쑥쑥 커야겠습니다.

[김윤슬 기자 anthropos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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