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인지학 <발도르프 교육예술> 2019 봄여름호 예술 강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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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이소윤
습식수채화와 같은 예술적인 수업들은 지적인 수업과는 다르게 인간의 감수성을
많이 자극합니다. 아카데미 수업을 통해 미술적인 감각을 훈련하는 것은 미술가로 키
우려는 것이 아니라 미술적인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이 머무는 공간이
풍요로워지면 모든 것을 다 수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이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술
수업을 해야 합니다.
슈타이너가 교육이 예술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던 것은 예술수업을 많이 해야 한
다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과목에, 삶에,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예술적인 것
이 함께 더해진다면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 한 부분으로 미술수업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습식수채화를 가지고 노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사가 그림을 그
리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
어느 행위에든 목표가 정해져 있지요. 그러나 목표가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결과
가 바로 나올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과정 없이 살 수는 없어요. 과정을 잃어버리면 좋
은 결과가 안 나옵니다. 저는 그 과정을 다시 익히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어요.
몇몇 연수생 분이 저에게 와서 ‘왜 나는 다른 연수생들과 다른 그림이 나오느냐’, ‘왜
안될까요?’ 하고 질문을 합니다. 우리가 처음에 그림을 그릴 때에는 별로 비교를 안 했
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지나면서 그림이 변화하는 모습이 엄청나게 크게 나타나고
있어요. 질문하는 분들은 며칠 간의 과정에서 남의 변화는 크게 느끼면서, ‘나’의 변화
는 안 보는 거예요. ‘난 안 되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왜 안 되는지 자꾸만 나
의 과정을 통해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내가 색이 부족했구나’, ‘내가 그림을 못 그리는구
나’ 하고 생각할 것 아니라, ‘그 과정을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덜 했구나’ 하는 것을 발견해
야 합니다.
오늘은 종이의 위치를 바꿔 이전과 비슷한 작업을 반복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모
티브의 변형이 일어납니다. 비슷한 색을 단계적으로 사용해서 그림을 성장시켜 나가겠
습니다. 그러면 모티브의 변형이 일어나면서 조금 더 자신감 있게, 그리고 더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동시에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그림을 그냥 있는 그대로 보
는 것이 중요합니다. 쉬는 시간에 저에게 ‘빨강색을 어제보다 더 빨강색답게 사용한 것
같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그림은 전체로 성장합니다. 한 부분만 성장하는 것은 성장이 아닙니다. 그것이 무
엇이든지 전체가 함께, 그 색의 인상이 같이 성장을 해야 그림이 커 나갑니다. 어떤 한
부분이 완성되었다고 해서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은 다른 것을 성장시키기 위
한 하나의 단계이고 결국은 모든 부분을 손보셔야 합니다. 그림의 한 쪽 부분이 해결이
안 되었는데, 다른 곳까지 손을 대는 것은 안 됩니다. 그림을 그릴 때, 그것은 기술적인
부분입니다. 연습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니 걱정은 하지 마세요.[…]
- 실천하는 인지학 <발도르프 교육예술> 2019 봄여름호 26pg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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